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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인생 메뉴

제주샘주 양조장_고소리술

by 조선마초 2019. 3. 31.

아직 봄의 기운을 느끼기에는 아쉬운 2월 마지막주 제주도를 찾았다. 

작년 4월에 카카오 대행사 컨퍼런스 이후에 약 1년 만에 큰 맘먹고 어거지 스케줄을 만들었다. 

3박 4일 중에 2일은 회사 업무만 보는 상황이 벌어져서 사실 제주도에 출장온 기분 이었지만, 

그래도 목표했던 양조장 투어 중 2곳을 방문해서 나에게는 제법 큰 의미가 있었다. 

 

내가 조선의 최고 명주로 하나만 꼽으라면 이기숙 명인의 '감홍로' 다. 

그리고 소주 중에서 하나는 박재서 명인의 '안동 소주' 그 다음을 뽑으라면 제주도의 '고소리 술'을 꼽는다.

 

 

 

'고소리'는 소주를 증류하는 소줏고리의 제주방언이다.

그래서 제주도 전역에서 고소리술을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 제주샘주가 현대식 설비와 체험과 시음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서 쉽게 견학 할 수 있었다.

 

원래는 김희숙 대표의 '제주 술익는 집'을 방문하고 싶었는데, 일정상 불가능해서 다음에 꼭 가보고 싶다. 

'제주 술익는 집'은 전통방식으로 소주를 내리는 집이라서 생산과정이나 숙성 과정 견학을 하고 싶었는데, 

설비쪽은 공개불가라고 하셔서 못가본 이유가 더 컸다. ㅜㅜ

 

 

제주샘주 제품리스트

 

고소리 술 역시 일반적인 소주의 생산과정과 같은데, 제주산 좁쌀을 사용하는 게 가장 큰 차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제주 조릿대와 차조를 이용해서 오메기술을 만들고 오메기술을 증류해서 숙성시킨게 '고소리 술'이다. 

 

 

제주샘주 시음회

 

주력제품은 오메기술 13%, 15% 고소리술 29%, 40% 인데, 맛의 차이는 개인차가 커서 설명이기 좀 애매해지만..

오메기술은 부드러운 단맛이 여운있는 청주로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초보자들에게 권할 만한 술이다. 

역시 제주샘주의 시그니쳐는 고소리 술이고 29%와 40% 두 가지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29%는 소주 특유의 살짝 거칠지만 뒤에 묻어오는 좁쌀의 단맛이 일반 희석식소주와는 비교가 안된다.

무엇보다 29% 고소리 술은 상급 사케에서 느껴지는 쨍한 쌀 풍미가 특징인데,

40% 고소리 술에는 그런 쨍한 풍미는 적고, 오히려 구수한 누룽지 같은 숙성된 풍미가 훌륭하다. 

 

29% 고소리 술에서 느껴지는 쨍한 쌀의 풍미가 진해서 쌀 도정율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좁쌀과 쌀의 비율 그리고 도정율을 궁금해서 관리자 분께 여쭤봤는데...ㅎㅎㅎ

 

공장장만 알고 계셔서 답을 못해준다는 답변을 들었다. ㅋㅋㅋㅋ

내가 기억하는 일급 소주와 사케의 풍미를 생각하면 쌀을 굉장히 높은 도정을 해서 쓰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저런 쨍한 느낌을 받기 어렵거든...

 

제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은 무조건 40% 짜리가 맛있지만,

찾는 사람이 적어서 750ml 짜리 큰 병은 안 나온다는게 좀 안타까웠다. 

 

 

출하전 패키지 상태

 

'제주샘주'는 현대식으로 증류하고 숙성을 한다고 하니 그 설비 보는 게 큰 의미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생산과정이나 숙성과정을 직접 보지 못한 건 조금 아쉬웠다. 

먼발치에서 구경만 했다. ㅎㅎ

 

하나 놀랜 것은 스테인레스에서 숙성을 시키지만 2년 동안 숙성과정을 거친다는 건 꽤 새로웠다. 

오메기술을 빚어서 증류하고 숙성을 2년 시켜야 완제품이 나오는 거니 '고소리 술'은 최소 3년 이상 걸려야 맛볼 수 있는 술인거다. 참 여러사람과 과정을 거쳐서 한 잔의 술로 내 몸으로 들어오는 건데.. 

단순히 그냥 소주 한 잔의 의미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는 걸 다시 느껴본다. 

 

 

랩핑이 너무 귀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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